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함민복 시인의 ‘꽃’이란 시의 첫 구절이다. 공익수익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가 공존하는 공유지인 '경계'에서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소셜벤처에게 이보다 벅찬 경구가 또 있을까?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소셜벤처는 일반 벤처보다 훨씬 더 난이도가 높은 사업이다. 때문에 안철수 교수님은 여러 자리에서 이런 어려운 사업을 벤처의 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 권하는 정부와, 사회적 가치를 내세우며 정부 지원금에 기대려하는 일부 소셜벤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셨다. 그동안 그런 문제들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분명하게 느끼는 것은 정부의 사회적 기업 육성정책 시행 이후 지난 3년간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을 통하여 양적 성장을 지원한 정부와, 멘토링 및 각종 지원을 통하여 소셜벤처의 성장을 도운 기관 및 단체들 그리고 밤낮 없이 혁신을 꾀하는 소셜벤처기업가들의 열정을 보고있노라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기대된다.


무한 가능성의 지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기업은 정부가 앞서 육성 정책을 내놓으며 점차 관심이 높아진 독특한 케이스다. 하지만 정부의 “효과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들에게 사회적서비스를 제공하며 취약계층을 돕는다”는 목표와 명문화된 지원이 사회적기업의 다양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소셜벤처들이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회적기업 이라 했을 때 일자리창출 혹은 취약계층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 스펙트럼이 그만큼 좁다는 의미이다.


스스로에 대한 한계를 긋고 시작되었기 때문인지 지금까지의 사회적기업은 수익을 추구하는 NGO나 NPO의 형태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처음 소셜벤처를 시작하면서 그런 명문 때문에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3년동안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하고,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도전하고 실제 소셜벤처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Social Venture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Social Return을 보다 중요시하는 NGO 지향형부터 Economic Return에 무게를 실은 기업지향형 사이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품고 있다.



Social  vs  SOCIAL

최근 우리사회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는 단어가 ‘소셜’이다. IT의 소셜부터 미디어, 비즈니스, 문화에까지 일상 곳곳에 소셜이 뜨거운 감자다.  특히나 IT산업에서 '소셜'은 단순한 트랜드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CIZION이 IT분야 제1호 소셜벤처이다보니 우리에 대한 오해가 많다. 소셜댓글 서비스를 하여 소셜벤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번은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나간다고 하니 소셜커머스를 하는 친구가 우리도 그거 나가볼까? 라고 한적이 있다. 그렇다면 소셜게임을 만드는 기업도 소셜벤처인가?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않지만, 소셜벤처에서 소셜게임을 만들 수는 있는 일이다. 이러한 오해들이 생기는 이유는 비단 단어의 공용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 잠재력은 무한하지만 아직 IT의 social이 사회를 바꿀만큼 큰 흐름의 SOCIAL로 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의 개방성이나 정보접근권에 대한 혁신은 우리의 생각보다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참여, 개방, 공유로 대표되는 Web2.0정신의 ‘발견’과 함께 실제로 IT의 social을 SOCIAL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해외에서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페이스북 창업자 중 한명인 Chris Hughes가 만든 Jumo가 좋은 예이다. Jumo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개인과 단체들을 연결해주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많은 개인들은 Jumo를 통해 사회 공익적 사업을 하고 있는 단체들을 보다 쉽게 찾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처럼 친구 혹은 관심을 공유하는 지인들과 쉽게 연결되듯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개인들과 단체들을 연결시키고 지원할 수 있다. 또한 멤버들이 지원하는 사업의 신뢰성과 실적을 공유, 평가하고 논의함으로 비영리 단체들을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소셜 댓글 플랫폼인 라이브리(LvieRe)가 있다. 라이브리는 스팸/악성댓글을 줄이고 온라인 소통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소셜 댓글 플랫폼으로 SNS API연동을 통해 로그인 장벽을 낮추어 누구나 손쉽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고, 작성한 댓글을 SNS로 보내 친구들과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댓글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소통에 임하게 한다. 또한 라이브리를 설치한 페이지 운영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웹을 통해 손쉽게 스팸댓글 차단 및 댓댓글 관리를 할 수 있는 스마트한 관리/통계 시스템도 제공한다.

CIZION이 라이브리를 개발하게 된 것은 소통에의 목마름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소통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30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누구나 쉽게 접속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발언할 수 있는 공공재(commons)의 성격을 띤 인터넷이 불통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 곳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참여자들 스스로의 감시에 의해 반영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숙의민주주의가 아니겠는가. CIZION은 오늘도 인터넷과 소통, 기술, 더 나은 세상을 가슴에 품고 즐거운 상상을 펼치고 있다. 댓글에서 토론으로 그리고 숙의민주주의로 점점 사회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의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회적 기업의 스펙트럼에 한 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범위(Target Problem)도 반영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이나 지역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부터 국가나 전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광범위한 모델까지 소셜벤처가 도전해야 할 영역들은 무한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IT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직접적인 정도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IT가 세상에 아주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IT기술은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람들을 '연결'함으로써 지금의 social 열풍을 만들었다. 이제는 그 연결을 진정 SOCIAL하게 활용할 때이다. 다양한 문제에 대해 혁신적이고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 IT분야 소셜벤처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CIZION이
IT기업이고, 국내에 IT관련 소셜벤처가 아주 적은 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IT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가 공유지로 삼을 수 있는 경계는 무궁무진하다. 새로운 성장력은 융합과 통섭이 이루어지는 경계에서 꽃 핀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이 스스로에 대한 한계를 정하지 않고 아름답게 꽃 피기를 희망한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본 글은 CIZION이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한 솟통에 기고한 글입니다.

지선샤인 (@JEESUNSHINE)

박지선은 시지온에서 Branding을 담당하고 있다. 그림 감상과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고 문화예술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우주사랑을 외치는 astromantist 이며, 아직까지도 불편한 만년필과 필름카메라를 고집하는 아날로그 감성의 소유자이다. 좋아하는 말은 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dream.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


Posted by 시지온 CIZ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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