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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 닷넷] "벤처인 모여" …체육대회로 뱃살 '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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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요인은 여럿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다. 직원간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쓰이는 가장 흔한 방법은 회식이다. 한편으로 회식은 직장인이 가장 피하고 싶은 사내 행사이기도 하다. 조금 더 기발하고 창의적이거나 직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블로터닷넷은 앞으로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내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소개한다.


"안돼. 그렇게 해선 못 죽여." "이래선 끝이 안 날 것 같으니, 여자가 남자 죽이게 하는 게 낫지 않나." 살벌한 말이 오가는 이 곳은 벤처체육대회 현장이다.


5월 12일 토요일 딜라이트와 모글루, 버블버스터, 사이러스, 스타패션, 시지온, 써니사이드업, 애드바이미, 엑스몬게임즈, 온오프믹스 등 10개 벤처회사가 모여 벤처 체육대회 'ADD Venture'(애드벤처)를 열었다. 이 행사를 대표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자리로 알면 오산이다. 온오프믹스에 모임 공지를 띄워 정식 참가 신청을 받았다. 벤처기업협회와 연세대학교창업센터, 동아오츠카, 하이트가 후원했다.


쉴 틈 없이 바쁠 텐데 벤처회사 10곳이나 황금 같은 주말에 '체육'하려고 모인 까닭은 무엇일까. 다른 회사와 화합을 다지려면 대표끼리 만나 식사 한 끼하면 될 텐데 말이다. 출발은 현실적인 고민에서 시작했다.


저마다 누구 아이디어에서 나왔는지 말은 엇갈리지만, 종합해보면 이렇다.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와 김미균 시지온 이사가 어느 날 이야기를 나누다 '살이 너무 찐다'라는 말이 나왔다. 뱃살이 나와 여름을 맞이하기 어렵다는 고민도 있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끼는 것도 고민이었던 모양이다. 다들 젊은 패기로 벤처에 뛰어들었지만,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하기는 벅찬 게 이유였다. 그래서 두 회사가 모여 운동 한 번 하기로 하고, 친한 회사 한두곳 끌어들였다. 그러다 온오프믹스에 공지를 띄우며 일이 커졌다.



▲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와 김미균 시지온 이사


▲ 사회보는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와 황룡 사이러스 대표


처음 말을 꺼낸 김미균 이사가 앞장서 살림 빠듯한 벤처회사들의 모임을 후원할 곳을 찾아 나섰다. 거창한 후원을 바란건 아니다. 체육대회 필수 준비물인 농구공, 축구공, 배드민턴 라켓과 공을 벤처기업협회에서 구했고, 10곳 회사의 직원들이 움직일 차량은 연세대학교 벤처창업센터에서 후원받아 빌렸다. 이온음료와 임가심으로 마실 맥주도 음료회사와 주류회사에 후원을 요청했다.


장소는 서울특별시의 '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을 이용해 빌렸다. '난지재생물센터'는 사실 말이 '서울시'이지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다. 교통이 편리한 곳은 한 달 전부터 예약이 꽉 차, 김미균 이사가 겨우 찾은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합정동에서 택시로 가려고 하니 '그런 곳은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으니, 못 데리고 간다'라는 말을 듣고 가다가 내려야 했다. 합정역에서 난지재생물센터를 지나가는 921버스가 있긴 한데 '난지재생물센터 간다'라는 말을 미리 해둬야 한다. 이 정류장에 타고 내리는 승객이 드물어 이렇게 말해도 버스기사는 그냥 지나쳐 바로 다음 정거장인 고양시로 향하기 이쑤이다. 취재차 난지재생물센터를 찾아가다 위 두 사례를 모두 겪었다. 결국 세 번째로 고양시에서 서울로 오는 870번 버스를 타고 '난지하수처리장'정류장에서 내려 20분여를 걸었다.


애드벤처는 막바지에 거창한 행사가 됐지만, 당일 현장을 찾으니 유니폼을 차려입고 바로 옆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비교돼, 대학교 동아리 행사처럼 비쳤다. 물로 참가 기업들이 대표부터 직원까지 젊은 편인 게 한 몫했다.



▲ 첫 시작은 농구였다. 심판은 이승희 버블버스터 실장이 맡았다.


대회는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청팀은 딜라이트와 애드바이미, 써니사이드업, 온오프믹스, 엑스몬게임즈, 백팀은 버블버스터, 모글루, 시지온, 스타패션, 사이러스가 팀을 이뤘다. 대회 종목은 농구, 짝피구, 계주, 축구로 이뤄졌다. 축구는 경기장을 빌리지 못해, 근처 공터에서 비공식으로 진행했다. 청백전 점수에 반영되지도 않을 경기를 했다니, 다들 몸이 근질근질했던 모양이다.



▲ 점수는 아날로그 감성을 한껏 살려 화이트보드를 썼다.



▲ 짝피구는 10분간 규칙을 5번 이상 수정할 정도로 의견이 분분한 경기였다.

남녀 한 팀이 손을 묶기로 했다가 나중엔 경기 진행을 빠르게 하기 위해 풀기로 했다.


온오프믹스 공지글에 "총 3경기에서 먼저 2승을 하는 팀이 승리"라는 글이 있었는데 이 글은 대회를 진행하여 매 경기마다 '3판 2선제'라는 규칙으로 적용됐다. 농구는 이해할 수 있겠는데 계주마저 3판 2선제로 진행됐다. 계주가 마지막 승부를 가르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모든 체육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계주. 선수들은 3번이나 전력을 다해 뛰었다.


'혹시 대표들끼리 의기투합해 치르는 행사라 직원들은 억지로 나오는 게 아닐까'란 의심을 하며 지켜봤는데 양팀 모두 땀을 뻘뻘 흘리며 경기를 했다. 특히, 계주는 남녀 혼성으로 진행됐는데 '진로방해가 있었다'라는 주장도 나오고, 뛰다가 넘어질 만큼 치열했다. 청팀과 백팀이 한 번씩 이겨, 결국 3번이나 뛰어야 했는데도 선수들은 군말 없이 마지막 경기까지 마쳤다.



▲정말 다들 몸이 근질했던 게 맞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비공식 경기인 배드민턴을 하고 자유투 연습을 하곤 했다.


이렇게 소개하니, 처음부터 3판 2선제로 대회 규칙을 마련한 것 같다. 사실은 경기가 너무 재미있어 관중들이 '한 번 더'를 외치자 사회자가 선수들을 설득해 3판 2선제로 진행했다.


'상금 때문에 열심히 한 건가'싶은데 그것도 아니란다. 최종 우승은 백팀이 거머쥐었는데 우승한 팀이 상금으로 뒷풀이에서 한 턱 쏘기로 미리 약속했다. 승자 없는 싸움을 벌이다니, 다들 땀을 내고 싶었던 게 분명하다.


이날 가장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 곳은 '딜라이트'다. 딜라이트는 우승팀에 줄 상품을 직접 마련했다. 배만 채울 뒷풀이에서 덕분에 파우치와 백화점 상품권 등 마음도 채울 선물이 등장했다. 딜라이트는 보청기를 개발할 뿐 아니라, 난청인이 고가의 보청기를 저렴하게 쓸 수 있도록 보청기 보험제도, 사전예약제도 등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딜라이트


참가 기업 중 '체육회사'로 불린 곳이 있다. 바로 '버블버스터'이다. 버블버스터는 서교동 카페 '비닷'과 이동통신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대체로 온라인 서비스 회사와 교류해온 나머지 회사들은 버블버스터가 사업하는 영역에 호기심을 드러냈지만, 가장 궁금한 건 '운동해본 사람인가'라는 점이었다. 이승희 버블버스터 실장은 농구심판 자격증이 있다고 하니 단연 페육인의 피가 흐르는 회사로 꼽힐 만하다.



▲버블버스터


여성들만 온 곳도 있었는데 바로 '써니사이트업'이다. 전아름 대표는 "올해로 창업 3년차를 맞이했는데 그동안 행사 기획과 문화마케팅을 주로 하다가 6월, 갤러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컬처워크'라는 사이트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사업을 하려고 해요. 오프라인으로 시작해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옮아가는데, 북촌과 청담동 등 걸어서 3~4개 갤러리를 돌면서 근처 맛집과 문화도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써니사이드업. 전아름 대표는 이번 행사 총무를 맡았다.


참가 기업 중 유독 의상에 신경을 쓴 곳은 '스타패션'이다. 대부분 회사 티셔츠를 맞춰 입고 오거나 운동복 차림으로 왔는데 스타패션은 조금 더 신경을 쓴 티가 났다. 스타패션은 국내 스타의 패션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미디어이다. 이욱희 대표는 "미국엔 이런 아이디어가 많지만, 국내는 오프라인으로 마련된 패션잡지 정도"라며 "기존 매체와 다른 스타일로 기사를 쓰는 게 특징"이라고 스타패션을 소개했다.


▲스타패션. 평소엔 지금처럼 소박하게 입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 포함하여 8명이 있는 '엑스몬게임즈'는 전직원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지난해 3월 설립해 모바일 게임 2개를 출시했는데 곧 네트워크 대전 게임을 모바일로 선보일 계획이다. 사내 회식 때에도 2차는 회사로 돌아가 'LOL'를 즐긴다고 한다. 5월 24일 티켓몬스터가 여는 '벤처PR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니 이 곳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


▲엑스몬게임즈


'애드바이미'는 직원 홀로 참가했다가 행사 중에 바람처럼 사라졌다. 같은 이름으로 소셜광고 플랫폼을 운영하는데 이용자가 광고주 대신 문안을 작성해 트위터로 공유하면 영향력에 따라 광고비를 애드바이미와 나누는 서비스이다.


대표 홀로 참가한 곳도 있다. 황룡 사이러스 대표는 사회자로서 경기 중계와 심판, 뒤풀이 진행을 도맡았다. 분위기 메이커이자 일당백으로 경기 내 쉬지 않고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사이러스는 인디음악을 위한 오픈마켓 '블레이어'와 페이스북에서 운영되는 오픈마켓 '라우드박스'를 서비스한다. 최근 태국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황룡 사이러스 대표


유일하게 외국인 참가자가 있는 곳이 있는데 전자책 업체 '모글루'이다. 누구나 인터랙티브한 전자책을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갖춘 곳인데 얼마 전 교보문고가 인터랙티브한 전자책을 서비스하기 위해 손잡았다고 밝힌 기업이다. 운영책임자로 있는 프랑스인 크리스는 농구, 계주 등에 참가하고 뒤풀이에서 주량을 자랑했다.


▲모글루


행사 진행을 맡은 김미균 이사가 있는 '시지온'은 소셜댓글 '라이브리'를 서비스한다. 다음 '티스토리'를 비롯해 국내 언론사에서 라이브리를 적용하고 있다. 시지온은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어 돈독한 팀워크를 눈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시지온


온오프믹스는 애드벤처를 온라인으로 알리고, 벤처 10곳을 모은 일등공신이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와 이벤트를 관리하고 홍보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드벤처도 온오프믹스 서비스를 통해 알려졌다. 양준철 대표는 '행사의 왕'답게 김미균 이사와 애드벤처와 뒷풀이 행사를 꼼꼼게 챙겼다.


▲온오프믹스


경기를 모두 마치고 시내로 돌아가는 길에 김범진 시지온 대표에게 "다음 행사도 이렇게 차편이 안 좋은 난지재생물센터에서 진행할 것이냐"라고 넌지시 물었다. 단박에 "6월엔 더 좋은 곳으로 알아봐야겠다"라고 대답이 나왔는데 옆에 있던 사람들은 "매달 하는 행사가 되느냐"라며 깜짝 놀랐다. 1시부터 5시까지 진행한 이번 행사로 '몸이 쑤시다'라는 말이 뒷풀이 이곳저곳에서 들렸으니 '제2회 애드벤처'는 조금 더 기다려야겠다.


▲응원차 방문한 김광식 엔젤클럽 대표


▲이날 뒷풀이 장소인 고깃집 손님은 모두가 벤처체육대회 '애드벤처' 참가자들이었다.


▲딜라이트가 기증한 상품들



▲양준철 대표는 뒤풀이 총무를 맡았다.



작성 : 블로터닷넷 정보라 기자 | borashow@bloter.net | 트위터 @borashow


Posted by 시지온 CIZ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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