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자율, 일과 삶의 균형…일터마다 개성 만발


          등록 : 2014.06.26 16:4




[헤리리뷰] HERI FOCUS 
사회적 경제 조직의 ‘컬처코드’

‘사회적 목적’이 사회적 경제 조직의 존재 이유라면 ‘자율적·민주적 운영’은 이들이 사업과 경영을 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경제를 특징짓는 정체성, 즉 고유의 기업문화라고 할 수 있다. 자율성과 민주성의 원리가 기업문화로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사회적기업인 공공미술프리즘과 시지온의 사례를 통해 사회적 경제의 ‘컬처코드’를 찾아봤다.



첫째, 적극적 참여다. 공공미술프리즘의 대표 상품인 ‘레드툴박스’는 내부 인력뿐 아니라 지역에서 은퇴한 교사와 지역아동센터 활동가들이 다 함께 참여해 만들었다. 레드툴박스는 아이들의 문화예술 교육을 위한 교재·교구 상품이다. 유다희 대표는 “5년 전 지역아동센터 교육을 할 때 배우는 아이들이 20명이었는데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한 사람도 20명이었을 정도다. 예술강사 개인에게 의존하는 수업이 아니라 기본적인 마인드가 있는 교사라면 누구나 가르칠 수 있는 교안과 교재, 교구를 함께 고민해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사업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경영 과정에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진다.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집중 워크숍’을 통해 모든 구성원이 연구하고, 토의하고, 학습하고, 나아갈 방향을 마련한다. 일례로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면서 ‘화~토’ 근무제를 ‘월~금’ 근무제로 바꾸는 안건을 놓고 2박3일 동안 끝장토론을 한 적도 있다. 유 대표는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동의해야 진행되는 일들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둘째, 일과 삶의 균형이다. 사회적기업이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응집력 높은 조직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이 지점에서 문제들이 많이 발견된다. 창업 멤버인 경우 신념을 공유한 소수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좁은 창고에 모여 밤을 지새워도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희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사회적 소명만으로 기존 문화를 강요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사회적 소명을 달성한다는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구성원들의 삶의 질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했다. 유 대표는 “처음엔 기존 멤버들이 새로운 멤버들 모르게 6시에 퇴근시키고 기존 멤버들만 모여 주 6일 근무하기도 했다. 일찍 퇴근하는 것에 대해 서운해하지 않도록 하고 직원들의 노동권을 지켜주는 방식으로 일하기 위해 5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 당시 경영 공부를 참 많이 했다. 기업의 꼴을 갖추어가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셋째, 권한 위임과 자율성이다. 소셜 댓글 서비스업체인 시지온 직원들은 회사의 ‘워크숍’을 ‘플레이숍’으로 부른다. 매번 직원들 자체적으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워크숍 프로그램을 짠다. 직원들 개개인의 자발적인 노력도 자유롭게 시도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우쿨렐레를 가르치겠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원하는 사람끼리 모여서 배운다. 어떤 직원이 샐러드를 만들어 와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장난감을 사기도 한다.

김미균 대표는 “나는 스스로 문화에는 ‘젬병’이다. 커뮤니케이터라고 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에게 전적으로 위임을 하는 편이다. 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멤버들끼리 ‘이런 조직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스스로 제안하고 실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넷째, 인간적인 배려다. 제도와 시스템만으로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보이지 않는 작동 체계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문화예술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당연히 구성원들은 한가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시기를 불안해하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유다희 대표의 말이다.

다섯째, ‘발이 느린 유목민’ 코드다. 공공미술프리즘의 문화예술교육 개발 과정은 처음부터 사업화를 목표로 한 게 아니다. 지역의 아이들을 돕고 교육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업 개발로 이어졌다. 서구형 창업 형태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다. 유 대표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다 하는 레드오션에 뛰어들기보다는 기존 기업과 다른 체제로 가려고 시도해야 한다. 동시에 지속가능한 사업의 방식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경제 조직을 관통하는 조직문화는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운영 원리에 기반한 것이기에, 개별 기업들의 수만큼 다양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내가 다니는 직장의 컬처코드는 무엇일까?

조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gobogi@hani.co.kr



■ 기사원문 : http://www.hani.co.kr/arti/economy/heri_review/6442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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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지온 CIZ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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