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2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

 


"처음 우리가 개발한 플랫폼을 제시하자 많은 대기업에서 회의적이었어요. 아이디어는 좋은데 자신들의 사이트에 적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김미균 시지온 대표(30)는 2009년 11월, 처음 개발을 완료한 플랫폼인 '라이브리' 론칭쇼를 열었을 때를 회상했다. 시지온이 개발한 라이브리는 언론사나 기업 사이트에 설치하는 댓글 플랫폼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댓글창을 연동시켜 댓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자신의 의견을 댓글창에 남길 수 있다. 자신이 남긴 댓글은 SNS에 연동된다. SNS 계정에 댓글이 남기 때문에 악성댓글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플랫폼이지만 론칭쇼를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시큰둥했다. 지금은 고객사만 1000여 곳, 이용자는 2000만명에 달한다. 

처음부터 창업을 할 생각은 없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한 TV 토론프로그램 패널을 하던 중 눈에 띄면서 토론프로그램 사회자까지 맡았다. 자연스럽게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고 아나운서와 같은 방송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대학 1학년 때 턱뼈가 마모되는 희귀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진로를 바꿨다. 그는 "좌절도 많이 했지만 오히려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 촛불집회 등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악성댓글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뜻이 맞는 학과 동아리 친구와 함께 2007년 7월부터 채팅형 토론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시도는 보기 좋게 실패했다. 2009년 토론 플랫폼을 완성했지만 악성댓글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토론 플랫폼이 실패하면서 회사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던 중 '트위터'가 떠올랐다. 김 대표는 "트위터와 같은 SNS에는 악성댓글이 없다"며 "SNS를 댓글 계정과 연동시킨다면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일, 악성댓글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미 SNS가 유행이었던 미국에서는 '오픈 아이디'를 이용해 댓글을 다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지만 아시아에서는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김 대표는 "2010년 아이폰이 상륙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SNS에 가입하기 시작했다"며 "댓글이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소셜댓글'이라는 용어도 점차 보편화됐다"고 말했다. 라이브리를 설치한 사이트에서는 악성댓글 비율이 97%에서 5%로 낮아지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악성댓글 해결은 물론, 사이트에 있던 기사 같은 게시글을 SNS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사업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해외투자가 등으로부터 1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시지온은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 에이전시에 독점판권을 넘긴 뒤 계약한 업체도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이것 역시 실패의 연속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김 대표는 "미국·일본 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우리와 댓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시지온은 그동안 달려 왔던 라이브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2007년 7월, 시도했다가 실패한 토론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의 기사를 두고 댓글로 토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지온은 여전히 도전하는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10년 동안 벤처시장에서 활동한 김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진정성'을 강조했다. 창업은 어려운 일이지만 밑바닥부터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자신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의식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승무원이 되려면 항공사에 입사해야 하지만, 내가 남다른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면 창업해야 한다"며 "확고한 목표만 있다면 힘들어도 재미있게 벤처 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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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지온 CIZ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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