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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리 (LiveRe)/댓글로 세상보기

댓글로 세상보기(3) - 해외 소셜 댓글 시장 분석, 댓글 전쟁 제2라운드의 시작

<댓글로 세상보기>는 시지온이 ‘소셜’과 ‘댓글’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국내외 인터넷 관련 산업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외부와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해외 사례들의 소개와 라이브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인터넷이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시지온만의 관점과 통찰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댓글로 세상보기 (3)

해외 소셜 댓글 시장 분석, 댓글 전쟁 제2라운드의 시작




디스커스(Disqus), 라이브파이어(LiveFyre), 인텐스디베이트(IntenseDebate)의 삼국지


SNS를 통해 분리된 사이트들의 댓글을 하나로 통합하는 소셜댓글 서비스는 해외에서도 흥행 중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업체는 미국의 디스커스(Disqus), 라이브파이어(LiveFyre), 인텐스디베이트(IntenseDebate)다. 코코멘트(CoComment), 탱글러(Tangler) 같은 군소 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다. 코코멘트는 2008년 6월 30일 기준으로 이용자가 130만에 불과했고, 그 이후도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탱글러는 2006년 7월 1일에 150만 엔젤 펀딩을 받았고, 2007년 8월 1일에 서비스를 런칭했지만, 이후 주목할 만한 활동을 보이진 못했다. 한때 할로스캔(HaloScan), 세즈후(SezWho) 같은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큰 활약을 보였던 에코(Echo)는 소셜댓글 사업보다는 소셜 마케팅 기능을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더 관심을 보이면서, 이 시장에서 영향력이 줄어 들었다. 2012년 4월에 에코가 드디어 B2C 영역에서 소셜 댓글 사업을 접자 디스커스가 기존 에코 이용자들의 댓글 정보 이동(data migration)을 돕기 위해 불러오기 옵션(imports option)을 발표하는 일화도 있었다. 


<해외 소셜댓글 업체 투자 유치액 출처: 시지온>


이 삼국(三國) 중에서 투자 유치 규모로만 따지면 총4500만 달러를 유치한 디스커스가 첫 째다.(한화로 518억 4천만원 정도 된다.) 라이브파이어는 총 530만 달러를 유치했고, 인텐스디베이트는 51만 5천 달러를 유치했다. 


디스커스 창업자는 2007년 창업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의 재학생이던 다니엘 하(Daniel Ha)와 제이슨 야(Jason Ya)다. 그들은 온라인 포럼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던 도중 소셜댓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고(시지온이 라이브리를 개발한 배경과 비슷하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명망 있는 벤처 투자자 중 한명인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이 있는 Y Combinator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다.(Y Combiantor는 2005년 이후 460개가 넘는 스타트업에 펀딩을 했으며, 이들 중에는 레딧(Reddit), 드롭박스(Dropbox) 등도 포함된다.) 이후, 다니엘 하와 제이슨 모두 대학을 중퇴하고 사업에 몰입해 사업 시작 6년만에 디스커스를 월 이용자 7억명, 등록된 커뮤니티 30만개의 온라인 서비스로 만들었다. 


투자 유치액으로만 따지면 3위지만, 인텐스디베이트도 간과할 수 없는 업체다. 인텐스디베이트는 디스커스와 비슷하게 2007년에 사업을 시작했고, 같은 해 7월과 10월에 무난하게 각각 1만 5천 달러의 시드 펀딩과 50만 달러의 엔젤 펀딩도 받았다. 그리고 약 한 해 뒤인 2008년 8월 23일 오토매틱(Automatic)에 인수됐다. 오토매틱은 2012년 5월 21일 기준으로 전세계 7300만개의 블로그가 사용하는 워드프레스(WordPress)를 운영하는 회사다. 이것은 인텐스디베이트가 워드프레스의 생태계의 일부로서 디스커스와 경쟁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워드프레스 2.7 버전부터 인텐스디베이트는 워드프레스의 기본 기능으로 제공됐다.  


투자 유치액으로 보면 2위인 라이브파이어는 디스커스와 인텐스디베이트가 2007년에 창업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2010년에 소셜댓글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검색 최적화(SEO)에 초점을 맞춘 강력한 소셜 지원 기능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 따라서 디스커스에 비해 투자 유치액은 적지만, 성장 속도로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업체다.


2011년 3월 1일, 페이스북 침공 사태


2011년 3월 1일 페이스북이 기존의 소셜댓글을 대체할 수 있는 페이스북 댓글 플러그인을 발표했다. 디스커스의 주요 고객인 테크크런치(TechCrunch)를 비롯해서 기가옴(GigaOm), 더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 같은 사이트들이 페이스북으로 댓글 서비스를 변경했다. 


페이스북 침공 사태를 통해서 기존 댓글 업체들은 얼마나 타격을 입었을까? 적어도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디스커스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후 더 크게 성장했다.  2010년 페이스북이 포스퀘어 유사 서비스인 플레이스를 발표했음에도, 포스퀘어가 기존 300만 이용자에 450만을 더 추가한 것과 유사하다. 


<페이지뷰를 기준으로 한 디스커스의 성장곡선 출처: 퀀캐스트>


그렇다면 그 배경은 무엇일까? 실제 기존 소셜댓글 업체들과 페이스북 댓글은 효과 측면에서 어떤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지 비교해봄으로써 디스커스 성장세의 원인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자. 테크크런치의 페이스북 적용 전후 10일 비교 데이터를 기준으로, 상하위 5%의 극단적 수치를 제하고 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전체적으로 댓글수는 42% 감소하고, 리트윗도 4% 감소하지만, 라이크는 27% 증가한다. 페이스북은 자사 정책에 따라 강제적으로 실명 조치하기 때문에, 가명, 익명 댓글이 사라지기 때문에 댓글 숫자는 줄어들고, 트위터로 댓글 남기는 게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져서 리트윗도 줄어들지만, 페이스북과의 연동성 강화로 라이크 수치는 증가하는 것이다. 즉, 기존 소셜 댓글과 페이스북 댓글은 서로 고유한 장단점이 있으며, 단순한 기업의 크기 비교로 이들의 경쟁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결론적으로, 페이스북 댓글의 등장은 시장에서 기존 소셜댓글 업체를 잠식시키지 않았다. 그렇기보다는기존 소셜댓글 업체들과 페이스북간의 경쟁을 통해 시장 자체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면서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 그리고 그런 시장 상황 속에서 디스커스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나올 수 있었다. 



댓글 전쟁 제2라운드의 시작


그럼, 댓글 전쟁의 결론은 나올 것일까? 댓글 시장의 성장은 결국 블로그 같은 온라인 출판 도구,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RFID/NFC와 같은 네트워크 접근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한다. 나아가, 이런 기술은 미주에서만 단일하게 발전하고 있지 않다. 소셜댓글 산업은 인터넷의 글로벌화에 각 지역의 정부, 기업, 이용자와 상호 작용하며 진화 중에 있다.  


<2012년 6월 기준 디스커스 글로벌 방문자 분포도>


한 예로서 쿠키(cookie)로 측정한 디스커스의 순방문자수(Unique Visitor, UV) 분포도를 살펴보자. 위의 2012년 6월 기준 디스커스의 순방문자 분포도를 보면 미국이 2억 3500만명으로 가장 많긴 하다. 그러나 브라질도 2770만 순방문자가 있으며, 독일도 순방문자가 1980만이나 된다. 페이스북이 전세계로 뻗어나가면서 8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것처럼, 소셜 미디어의 성장세에 맞물려 디스커스의 영향력도 같이 뻗어나가고 있다. 나아가, 디스커스는 페이스북 소셜댓글 서비스 출시 이후 1천만 달러를 추가 펀딩받고, 2012년 6월 13일 그들의 업그레이드된 소셜댓글인 ‘디스커스 2012’를 발표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디스커스 2012 서비스 홍보 동영상>


동시에 페이스북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2012년 페이스북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출판 도구인 워드프레스에 소셜 댓글을 플러그인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댓글 수정 기능을 추가하는 등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검색의 절대강자인 구글 역시 페이스북 견제를 위해 소셜댓글을 출시한다는 루머 또한 끓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즉, 글로벌 소셜 업체들의 댓글 전쟁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더 생각해볼 만한 주제들: 

  • 디스커스가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소셜댓글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으려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 댓글창이 페이스북 플러그인으로 모두 통일된다고 가정할 경우, 그것이 온라인 소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긍정적, 부정적인 면을 모두 고려한다면)


작성 2012.06.22 | 전략경영팀  김재연 전략 매니저